Reward In Video Games
Room 2005, West Hall
Travis Day (Senior Game Designer, Blizzard Entertainment)
이번 강연은 블리자드의 게임 디자이너인 Travis Day가 자신의 실수를 바탕으로 보상 시스템에 어떻게 발전시켜 나갔는지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는 강연이었습니다. 강연자는 월드오브 워크래프트 시리즈와 디아블로 3 시리즈 제작에 참여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예시도 두 게임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와우보다 디아블로를 더 열심히 플레이했던 유저였기에, 디아블로3 쪽 예시가 조금 더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강연자는 다양한 예시들을 통해 ‘이미 존재하는 보상의 조정’, ‘확정 보상과 랜덤 보상의 균형’, ‘더 나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 ‘더 풍부한 보상’ 등에 대해서 설명했는데요, 그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첫 번째로 설명 드릴 부분은 디아블로 3의 정복자 레벨의 개선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혹시 과잉 정당성 효과라고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는 어떠한 행동에 외적 보상이 주어지게 될 때 내적 동기가 약화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간단히 말해, 어떤 행동에 보상이 주어진다면 사람들은 그 동안은 더 열심히 할지도 모르지만, 그로인해 행동의 동기가 보상으로 옮겨져버리기 때문에 보상이 끊기는 순간 행동 또한 끊긴다는 이야기인데요. 게임식으로 표현하면 ‘만랩을 달성하는 순간 게임 플레이 또한 멈출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디아블로 3에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2.0으로 개편하면서, 기존에 있던 최대 레벨을 없애버립니다. 그와 동시에 정복자 레벨의 적용 범위를 계정 내 전체 캐릭터로 변경하고, 유저의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기능을 제공하죠. 즉, 기존에 있는 보상 시스템을 보다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형태로 강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은 확률형 보상에 대한 부분입니다. 결정론적 보상과 확률형 보상은 나름의 장단이 있기에 이를 적절히 구분하여 활용하여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다양한 시스템적인 예시가 있었습니다만, 랜덤 보상은 게임 디자이너에겐 매력적인 수단이지만, ‘꽝’에서 오는 실망감은 유저에게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니,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를 보완해 줘야 한다는 내용으로 정리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어진 내용은 ‘유저가 더 강해진 듯한 기분이 들게 하라’는 것과 ‘더 풍부한 보상을 줘야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파트인데요, 완벽한 밸런스나, 수치적인 보상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유저로 하여금 내가 더 나아지고 있다, 더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레벨 디자인이라는 업무는 다양한 파라미터를 직접 조정하는 만큼 자칫 수치 자체에 매몰되기 쉬운데, 실제로 플레이를 진행하는 것은 유저이기에 유저가 어떤 감정으로 디자인을 대하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부분을 설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보상을 풍부하게 가져감으로서 유저를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요. 수치를 조율하는 레벨 디자인 뿐 아니라 유저에게 보여지는 부분 – 인터페이스 디자인까지 함께 아우르는 영역의 강연이라고 하겠습니다.
강연을 들으면서 ‘시스템이 점점 더 캐주얼해 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드한 난이도와 반복 플레이를 중시하던 과거의 디자인에 비해, 유저가 느낄 상실감을 최대한 줄이고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강조해 나가는 게임 디자인의 변화에서 최근 모바일 게임의 트랜드(모바일은 조작이 어려운 플랫폼 특성상 플레이보다는 유저 보상 시스템에 더 포커싱 됩니다)가 보이는 듯 했습니다. 현재 개발 진행 중인 ‘Project SR’의 보상 시스템이 충분히 유저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디자인 되었는지 다시 한번 검토하게 되는 유용한 강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