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턴마스터 인사 드립니다.
이번 ‘하얀섬’이 새롭게 업데이트 된 이후, 많은 유저 분들로부터 우려섞인 질책과 문의를 함께 받을 수 있었는데요.
주로 여러 번 반복되어온 하얀섬 1 리메이크에 대한 불만에 더해, 향후 2, 3로 이어질 시리즈에 대한 우려가 주된 내용이라고 하겠습니다. 게임 개발사라는 본문을 생각하면 말이나 글이 아닌 제품으로 소통하는 것이 옳다고 여겼기에 가급적 언급을 자제해 왔었으나 어떤 유저 분의 글 – 또 다른 감독판이 우려된다 -을 보며 오히려 조용히 있는 것이 유저분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하얀섬’이 왜 새롭게 업데이트 되어야 했는지에 대해, 그리고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실 앞으로의 시리즈 계획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풀기 위해선, 먼저 현재 국내 모바일 시장의 상황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듯 합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느끼고 계시듯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자동 전투’로 대표되는 수집형 RPG 장르들이 주류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어느 시장이든 주류라는 것은 있기 마련이지만, 그러한 장르 이외에 다른 장르들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모바일 시장은 서서히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며, 심지어 하얀섬과 같은 어드벤처는… 아마 따로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기에 최근 더해진 ‘회색도시’의 소식은, 유저분들 못지 않게 저희 비주얼샤워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저희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개발사에서조차 장르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시장 상황에서 ‘하얀섬’을 이어나가기는 너무나도 힘겨웠습니다. 하지만 피처폰부터 이어진 시나리오 중시 어드벤처가 하얀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마저 시리즈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저희들 앞에, 글로벌 출시라는 길은 더 이상 고려할만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되었습니다. 설사 국내의 상황이 좋지 못하더라도 글로벌에 흩어져 있는 어드벤처 매니아들에게 하얀섬을 알리고 판매할 수 있다면, 시리즈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하얀섬의 글로벌 진출을 결정하고 나니, 이미 출시되어 있던 국내 하얀섬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중 가장 크게 이슈가 되었던 부분이 많은 유저분들께서 아쉬워하시는 등급의 문제입니다.
이전 인터뷰에서 개발진들이 의도했던 스토리를 보다 완전히 전달하기 위해 성인등급으로의 출시를 결정했다는 내용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글로벌 출시를 진행하려고 하자 성인등급이라는 컨텐츠가 국내 iOS는 물론 서로 다른 심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여러 나라들에 크고 작은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이슈를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기에, 개발진들도 아쉬움을 머금고 하얀섬의 등급을 다시 낮추게 되었습니다. 수정을 진행했다고는 하나 심의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유저분들이 몰입을 해치지 않도록 원래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자 노력하였기에 새롭게 플레이 하시는 유저 분들이 보시기에 큰 차이를 느끼진 않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그 다음 이슈가 여러 유저분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은 시간제라는 서비스 방식에 대한 부분입니다.
현재의 시간제 플레이 방식은 어드벤처라는 장르의 특성과 맞지 않는 과금방식이라는 유저분들의 의견은 물론이거니와, 이후에 설명할 지속적인 시나리오 업데이트를 통한 서비스의 유지라는 저희 내부의 목표 모두에 맞지 않는 방식이었기에 기존의 모든 시스템을 뜯어버리고 새롭게 에피소드제로 변경, 거기에 맞춰 내부 시스템을 다듬었습니다.
이렇듯 심의등급과 과금 시스템, 그 외 언급하지 않은 많은 이슈들을 수정하다 보니 어느덧 국내에 출시되어 있던 버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구조의 게임이 되어버려 이전의 데이터를 유지한 상태로는 업데이트가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이 국내에 출시되었던 하얀섬을 업데이트 하지 않고 부득이 새롭게 출시를 결정 하게된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름의 사정은 있었다곤 하나 회사의 사정으로 인해 발생한 일인만큼 이미 사용하셨던 코인을 포함한 모든 과금 액수를 새로운 하얀섬에 복구시켜 드림과 동시에 유저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함께 전하려 합니다.
다음으로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은 앞으로의 시리즈 계획에 대해서 입니다.
피처폰때부터 하얀섬을 즐겨주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불과 몇 년 사이 모바일 게임은 제품을 완성시켜 출시를 하고 나면 바로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패키지형 모델에서 지속적으로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받아가며 제품을 수정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서비스형 모델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저희 비주얼샤워도 이러한 시장의 흐름에 따라 “어드벤처도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는 없을까?” 라는 질문에 스스로에게 던지며 많은 고민을 이어나갔습니다. 물론 패키지형 모델이 가진 장점도 있으나, 트릴로지 구성이었던 피처폰 버전의 하얀섬의 특성을 생각할 땐 향후 서비스형 모델이 더욱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에피소드제 플레이 방식은, 바로 이러한 고민을 통해 태어난 시스템입니다.
앞으로의 하얀섬은 에피소드 단위로 시나리오가 계속 업데이트 되며, 그간 못다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이후의 전개에 대해 간단하게 귀뜸을 드리자면 해선이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는 9장, 10장을 시작으로 그간 밝혀진 적 없는 주인공들에 대한 비화인 하얀섬 1과 2사이의 스토리를 펼쳐놓게 됩니다. 이에 이어서 하얀섬 2와 3까지도 함께 추가하여, 최종적으로는 하얀섬 전 시리즈를 하나의 앱 내에서 즐기실 수 있도록 그 기능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유저분들이 불안해하시는 또 다른 리마스터링이나 재발매 없이 오직 지금 하얀섬을 닦고 발전시켜 최종 대단원까지 마무리하는 원대한 계획인 것입니다.
가급적 짧고 간결하게 작성하고자 했으나 유저분들께 이해를 구하려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내용이 길어졌습니다. 하얀섬의 안드로이드 출시 당일, 감사하게도 하얀섬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새겨진 케이크와 함께 사무실을 방문해주신 유저분들이 계셨습니다. 아마 비주얼샤워 페이스북을 팔로우하시는 유저분들이라면 보셨을 텐데요.
그때 유저분들의 물어보셨던 “하얀섬의 후속작은 어떻게 되나요?” 라는 질문에 대해 그 당시 제가 말씀드렸던 답변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2009년부터 이어진 하얀섬이라는 게임과 그것을 통해 유저분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저희 비주얼샤워에게도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얀섬 시리즈가 완전한 형태로 종결될 때 까지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굉장히 많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부족함으로 인해 질책을 받는 적도 있었고, 앞으로도 미흡한 모습이 보여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비주얼샤워가 남아있고 팬들이 버리지 않으신다면 저희는 절대 하얀섬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말 만큼은 드릴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by Gabriel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