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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청 앱캐스터에 기고를 부탁받아 작성한 글을 이곳에도 게시합니다.

2013년 현재 앱시장은 각 개발사들의 치열한 경쟁과 캐주얼 시장의 팽창이 시너지를 일으켜 기존 모바일과 콘솔 게임 시장의 싱글 패키지형 1회 과금 방식에서 Free to Play 및 In App Purchase 기능이 활용된 Micro transaction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의 변화는 캐주얼유저의 특성인 큰 과금에 대한 높은 저항과 기존의 코어 유저 시장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트랜드에 게임 공급 업체들이 함께 반응한 것이라 하겠다. 이미 시장의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유료 순위 차트보다 무료 순위 차트에 훨씬 닮아있는데 이것은 기존의 유료 판매 모델이 더 이상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러한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며 어떤 노력이 과연 유의미한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Flurry, App Annie, Kontagent 등 데이터 주도형의 빅 데이터 통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이트들이 밀집한 미국에서는 이미 모바일게임의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다르다.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데이터보다는 감성 중심의 제품 설계를 바탕으로 지난 십 수년간 성장하여 왔기 때문에 이렇게 데이터를 분석하여 다시금 제품 설계에 반영하고 그 결과를 다시 데이터로 검증하는 기술 혹은 프로세스가 거의 발전되지 않았다. 실제로 온라인게임들을 개발하는 개발사들의 경우도 데이터 표본을 채집하는 테스트 설계 및 데이터 필터링 등의 작업 전문가가 많지 않은 실정으로 실제 개발에서 사용할 때에는 말 그대로 데이터를 ‘참고’만 할 뿐 직접적인 의사결정의 ‘결정적인 인자’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렇게 개발하는 것이 왜 현재 시장에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미국 시장의 매출 순위 차트 50위는 미지의 세계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기업 중 단 한 곳도 앱스토어가 열린 이래에 미국 시장 매출 순위 차트 50위 안에 들어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생긴 우스개 소리이다. 일본식 그래픽을 가진 일본 게임들 혹은 엉뚱하게도 핀란드 등의 기존에 컨텐츠 강국이라 생각되지 못했던 나라들에서 만든 제품들이 미국에서 탑 차트를 차지하는 것을 보자면 단지 이것이 한국의 게임이 가지고 있는 정서가 미국에 맞지 않는 다는 이야기로 방어하기에는 논리가 부족해 보인다. 그렇기에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한국의 앱들이 미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분석해보아야 한다.

필자가 미국의 Kixeye라는 회사를 방문하였을 때 가장 놀란 것은 데이터를 관리하는 서른 명이 넘는 팀원의 구성이었다. 출시되어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은 단지 서너개에 불과한데 이 게임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들이 서른명이 넘었고, 이 회사는 이 인력 구성에 부족함을 느껴 올해 말까지 50여명으로 인력을 더 충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력을 면면이 살펴보면 더욱 놀랍다. 금융분석학을 전공한 월스트리트 10년차 분석가들이 사내에 즐비하고 통계학 박사등으로 구성된 고급 인력 풀들이 눈에 띄었다. 이를 보면서 탄성을 금할 길이 없었다. 이 회사는 기획자와 경영자의 감성에 입각한 제품 구성과 설계를 지양하고 완벽하게 데이터와 통계가 알려주는 길을 따라 제품을 설계하고 있었다. 바로 ‘데이터주도형개발’ 이였다.

“경영자가 할 수 있는 업데이트는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는 지속적으로 테스트하며 데이터를 모으고 데이터가 알려주는 대로 업데이트 할 뿐입니다. 그러면 별로 신기할 것 없이 정확히 예측한 대로 결과가 나오죠. 이것이 모바일 시장이 의미있는 이유입니다.” Kixeye에서 인터뷰 한 개발자의 말이다. 모바일 시장이 왜 이렇게 데이터가 중요해지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예전에 하던 바로 그 방식대로 감성에 입각해 계속 제품을 개발해서는 안되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시장의 구성이 변경되었다는 것으로부터 도출할 수 있다. 예전 한국의 온라인게임시장과 비슷하게 하드코어 유저가 밀집한 작은 규모의 시장에서는 개발사의 개발자들이 가지고 있는 그 감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매우 주효했다. 개발자들 역시 코어 시장에 속한 시장의 소비자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들의 니즈가 반영된 제품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내었다. 하지만 애니팡 성공신화로 대변되는 현재 시장의 소비자는 우리의 부모님과 같은 세대까지도 아울러야 한다. 그러나 개발자는 여전히 그대로 같은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개발자들을 영입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캐주얼유저들은 개발 프로세스와 피드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몇 몇의 표본들을 정해 피드백을 받는다고 해도 이것이 시장 전체를 대변한다고 하기에도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제는 몇몇 코어 유저들의 칼날같은 조언이 제품에 반영된다고 해서 더 이상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대다수가 하는 방식으로 캐주얼유저 몇몇을 타겟 테스트한다고 해도 시장의 반응을 알아냈다고 하기에도 어폐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빅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기업들이 앞 다투어 월스트리트의 금융분석가들을 초빙해 제품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기존의 예측 가능한 몇 십만 유저들의 시장이 이제는 분석 자체가 매우 힘든 천 만이 넘는 유저들의 시장으로 변화했다. 글로벌을 포함한다면 한 제품에 국한되는 시장도 1억명이 넘을 수 있다. 그렇기에 리뷰를 꼼꼼하게 읽고 몇몇 유저들의 반응에 대응하는 기존의 ‘집중형 피드백 분석방식’으로는 제품을 미국의 매출 순위 50위권 안으로 집어 넣는데 큰 한계가 있다. 더해, 우리는 1억명이 매일 쌓아놓는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능력과 어떤 데이터를 쌓아야 다음 방향을 잡는데 유용할지 결정하는 능력까지도 필요하게 되었다.

이제 모바일 앱, 한국의 게임 개발 업계는 기존의 틀을 벗어야 한다. 코어 유저들끼리 시장에서 소비자와 공급자의 역할을 바꾸어가며 주고받는 개발을 하던 아기자기한 시절이 지났다. ‘겅호’는 ‘퍼즐앤드래곤’ 하나로 ‘닌텐도’의 시총을 앞질렀으며, 핀란드의 ‘수퍼셀’은 전 세계 수십개 국가에서 최고매출 1위를 달성하였다. 한국에서 한국만을 위한 제품을 ‘감’으로 만드는 방법이 ‘과학과 통계’를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고 또 그 방법과 틀을 지속적으로 ‘진화’시키고 있는 글로벌 앱 시장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기에 개발사들은 제품에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아름다운 디자인에 매달리기 이전에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서비스 검증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관련 인재들을 과감하게 등용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것이 Free to Play가 우리에게 안겨준 숙제다. 이 숙제를 푸는 노력이 지금 바로 시작되지 않는다면 미래도 글로벌도 결코 쉽사리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P.S 위에서 언급된 Kixeye라는 회사의 핵심인력들이 독립해서 만든 회사가 수퍼셀이고, 이들의 작품이 크래쉬오브클랜 이라고 합니다.

by Kay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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