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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옥의 티에 관한 변

부제-게임과 영화의 스토리텔링

시나리오가 시와 소설이랑 다른 점은
그 자체로 완성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미술팀이나 촬영팀 등의 손을 거쳐야만 완성품으로 거듭날 수 있기에
시나리오의 상황 설명이나 인물의 행동들은
개성적 문체보다 스텝들이 읽기 쉬운, 무난한 문장으로 씌어질 때 빛을 발합니다.

이미 이에 대한 공부를 마치고 문체까지 어느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된 저는,
‘화이트 아일랜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위의 차이를 이해 못해 생기는 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마냥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같으리라 생각했던 게임 시나리오에
제가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특징적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게임 시나리오는 그 자체로 완성품이 아니라는 것에 더해,
그래픽과 프로그램이 붙어도 완성품이 아니라는 데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유저 때문입니다.

극장 영화는 8000원을 주고 상영관에 입장한 모두가 동일한 경험을 얻어 나갑니다.
거기에 특정 관객에게만 씬 하나가 더 보여진다거나
덜 보여질 여지는 없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유저가 플레이하는 방법에 따라
콘텐츠의 시간적 분량, 심하게는 서사의 순서까지 달라져 버리게 됩니다.
유저가 진행시켜주지 않으면
자신의 스토리 텔링을 끝마치는 데에 어떠한 강제력도 가지지 못하는 불완전한 상태인 것입니다.

지금 화이트 아일랜드의 옥의 티로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
시나리오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이러한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생긴 것이
대부분인 듯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김대한 형사의 리볼버입니다.
극 중 사용되는 총알은 모두 4발.
그러므로 유저들이 김대한 형사의 총에 들어있던 총알이
최종적으로 4발이었다는 인식을 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가 죽는 순간 꺼내져 있던 총, 그것이 발사되었는지 어땠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집니다.
(이 때의 총소리를 가리기 위해 스크립트 노가다를 해가며 번개를 치게 만들고 천둥소리까지 깔았건만ㅠㅠ)
물론, 공포탄의 순서가 마지막으로 가버린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의 ‘화이트 아일랜드’는
지훈을 공격하는 서동을 사격하기 위해 김대한이 총의 약실을 돌리는 모습을
유저들에게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시나리오 뿐만 아니라 시장에 출시된 이후에도
유저들이 알기 쉬운, 무난한 스토리 텔링을 보여줄 때 빛이 난다는, 중요한 교훈이었습니다.

P.S. 교수의 휴대폰에 한지훈 이름이 뜨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군요ㅠㅠ
두고 보세요. 업데이트하시는 순간 쥐도 새도 모르게 바뀌어 있도록 할 겁니다.
(쥐나 새는 아이폰을 안 써서 다행;;;)

by Ull Ke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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