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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움직이는 커다란 규율.

가끔 ‘나’라는 정체성을 구성하고, 규정짓는 ‘절대적 잣대’란 과연 무엇일까? 라는-먹고사는데 하등 도움이 안될 주제-를 놓고 일주일씩 고민을 한다던가 하는 의외로 비생산적인 일에 몰두할때가 있습니다만, 최근에 그 규격이랄까 형태랄까..아무튼 뭐 그런것들의 윤곽이 조금씩 보이고 있어서 생각이 난 김에 끄적끄적..

예로부터 유교적 사상에는 ‘인, 의, 예, 지’라고하는, 무릇 사람이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성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즉, 어질고, 의롭고, 예의바르고, 지혜로운 이 네가지 성품을 고루 갖추고 내면의 틀을 바르게 정돈하고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되는것-이 ‘나’라고 하는 인간의 정체성을 만들고 있는 절대적 잣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고리타분한 사상일 수도 있겠고 지금도 저 네가지 성품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물어본다면 아직 멀었다-라는 대답이 공허하게 되돌아 올 뿐입니다만, 최근 어디 괜찮은 그래픽 디자이너 없나~라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들이미는 평가의 잣대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 잣대를 자신에게 들이밀었을 경우 얼마나 그것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까에 대해 물어보니, 저 네가지 성품에 대한 대답이 돌아오더군요.

사실 오랜 시간 일을 해보니 함께 일을 할 디자이너를 선별해야 할 상황이 되었을때 정말 중요한 것은 디자이너로써의 실력이나-당장 실무에 써 먹을 수 있을 것인가? 라던지- 그 사람이 이제까지 배워 왔던 것들-학력이라던가-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고. 그저 단순히 얼마나 인간이 되어있는가?에 따라 함께 일을 할 수 있는가 아닌가가 결정되는 것 같더군요.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라던가, 어진 성품같은것들이 결여되어 있다면 함께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서로 어깨를 기대며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높은 산꼭대기까지 함께 가는 것은 불가능 하기 때문이었다~라는 순도100%의 개인적 경험에 의존한 왜곡된 주관이긴 합니다만, 사실 저 네가지 성품이란것은 비단 디자이너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세상 어딜 가더라도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껴 살기위해 필요한 필수 덕목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교적 전통이니 뭐니 해서 연장자를 대우해야 하고, 꽉 막힌 사고방식으로 자유로운 사고를 틀에 맞춰 집어넣으며, ‘다른’것을 ‘틀린’것이라 규정짓는, 우리 사회 전반에서 보이는 기형아처럼 자라버린 이른바 유교적 전통(이라고 쓰고 문화적 특성 이라고 읽는) 을 긍정하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찌되었건 기본적으로 회사라고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들이 얽혀 혼자의 힘으로는 이룰수 없는 그 어떤 거대한 무언가를 이루어 내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치고박고 싸우면서 기쁠때는 함께 웃고 울때도 함께 울고 날라차기도 무릎찍기도 함께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저 네가지 성품을 자신에게도, 그리고 다른 디자이너들에게도 들이미는 이유라고 한다면

무릇 인간이 어질지 않으면 언제나 조급하고 조그마한 일에도 화를 내며 다른이의 눈에 앉은 티끌은 보이지만 자신의 눈꺼풀위에 올라앉은 대들보는 보지 못하기 때문이며,

무릇 인간이 의를 보고 행하지 않음은 용기가 없음이라 했듯이 의롭지 않으면 용기를 낼수 없고, 용기를 낼 수 없다면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할 마음을 다잡지 못하며 실패를 했을때 다시 일어날 힘을 비축할수 없기 때문이며,

무릇 인간이 예를 모른다면 길고 긴 시간동안 실패와 성공을 통해 삶의 철학을 세워온 무수한 선배들의 가르침을 얻는 것의 진중함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고

무릇 인간이 지혜롭지 못하다면 난관에 부딫혔을때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가 갖추어야 할 능력과는 하등 상관이 없어보이는 것 같지만 실상 알고보면 디자이너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능력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는 건, 아직까지는 증명하지 못한 저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차차 시간을 들여 스스로가 저러한 성품을 가지게 된다면 다른 이들에게도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일주일정도가 지난 오늘에야 내릴 수 있게 된 것 같네요.

그래서 결론은 내일모레가 일본 워크샵입니다.
짤방의 제목은 존나좋쿤?

정석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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